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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in Dishes - '업보'를 쌓은 정의당이 '윤회'할 곳은 어디일까

티베트판 육도윤회도
원을 감싸고 있는 인물은 염라대왕

 만년 지지율 5% 내외인 동시에 우리나라 진보 진영의 원내 유일무이한 정당인 정의당(6석)은 이제 존립의 위기에 처했다. 바로 '호남당'이라 불리는 민주평화당과 교섭단체를 '적극' 추진 중이기 때문이다.
 3월 12일 리얼미터 자료를 참조하면 정의당은 오차범위 2%, 5.2% 지지율을 기록했다. 짧게 놓고 봤을 때 지난 대선에 출마한 심상정 후보의 득표율인 6.2%보다 1% 뒤지며, 오차범위를 감안하면 최대 3%로 벌어진다. 그 추운 겨울부터 촛불을 들어올려 쟁취한 '장미 대선' 당시 심상정 후보의 "심상정 지지는 사표 아닌 1타 3표"라는 발언으로 판단하건대, 그때보다 정의당의 지지율이 하락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민주당과 문 대통령은 대선 당시의 득표율을 훨씬 상회)?

 오차범위를 토대로 판단하면, 바닷가에 밀려오는 잔잔한 파도 수준의 지지율 변동을 유지하는 소수정당에게 지지층 이탈은 실재한다. 최대로 보면 1%가 떨어져나갔으며, 소수정당에게는 매우 아플 수 밖에 없다. 더군다나 주된 원인이 상대 당의 왜곡날조가 아닌 스스로 저지른 실책이니 추후 반등까지는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하다.
 가장 치명적인 점은 시민들이 그들에게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그들의 당무 처리 방식(가령 성폭행 당직자의 조직적 은폐 의혹과 깔끔하지 않은 해명)과 그에 따른 잡음, 시원하지 않은 해명은 "노동이 당당한 나라"라는 당찬 캐치 프레이즈(catch phrase)를 내걸고, 노동계의 양대산맥 중 하나인 민주노총으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음에도 그들이 소위 확장성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이다.

 그런데 변수가 생겼다. '민주당 탈당파'인 안철수와 호남세력들이 만들었던 국민의당이 바른정당과의 합당을 이유로 쪼개졌기 때문이다. 그 결과, 안철수는 바른미래당에 새로운 둥지를 튼 반면 그의 '방주'에 탑승하기를 거부하여 남겨진 호남파들은 민주평화당(14석)을 창당했다. 그 중 민주평화당이 지난 3월 5일 정의당에 손을 내밀었던 것이다.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 정의당은 그걸 덥석 잡는다.
 그리 놀랄 만한 일은 아니다. 지난 대선 시기만 봐도 심상정 후보는 "내각제 개헌"을 말한 바 있을 정도로 이미 예전부터 정의당은 권력에 대한 욕심을 꾸준히 표출해왔다. (내각제에 대한 논의는 오랜 과거부터 양대 가문이 번갈아 독식해왔던 일본의 현재 상황만 봐도 가치가 없다). 그게 진보정당, 노동정당, 여성주의정당, 성소수자정당이라는 정의당이 주장하는 것이다. 어쩌면 대선거구제나 독일식 정당명부제가 도입되면 그들이 '반드시' 득세할 거라는 믿음이 기저에 깔려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1위와 2위가 더블스코어 이상으로 벌어진 현 정당 지지율을 기준으로 뽑아줄 사람은 한 명 밖에 없는데 불필요한 한 명을 더 뽑아야만 한다면 그것도 유권자로서 권리 침해가 아닐까).

 그 오만하고 불손한 사고는 어디에서 오는가? 정의당이 드러낸 노선을 보면 알 수 있다. 원래 정당이란 태생부터 이익집단이며 필요로 하는 이들에 의해서 만들어진 인위적인 단체임을 견지하더라도, 정의당의 행보는 마치 골목상권을 독식하려는 중소 프렌차이즈 같아 보인다. 진보, 노동, 여성, 성소수자는 나름의 연결고리가 있으니 차치하고서 민주평화당과의 교섭단체 구성은 정의당이 그간 보여온 행보를 '업보'로 승화시키는 경지에 이르고도 남는다.

박지원 당시 국민의당 의원 트위터 갈무리
기사 내용 참조
http://www.hani.co.kr/arti/polit
ics/assembly/734804.html
 

 알다시피 박지원 의원은 민주평화당의 핵심적인 인물로 당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다. 그런 그가 속한 민주평화당과 합친다는 것이다. 지난 대선을 복기해보면 TV토론회에서 심상정 후보가 어떤 말을 했는지, 그로 인해 당시 문재인 후보가 어떤 수모를 겪었는지는 이미 유명하다. 바로 이 같은 과거 때문에 정의당은 현재 '업보'를 쌓고 있고, 결국 그로 인해 '윤회'를 앞두고 있다.

구글에 "심상정" "문재인" "성소수자" 라고 검색했을 때의 화면 갈무리
  정의당이 '호남당'인 민주평화당과 블루스를 출수록 그들은 지옥도, 아귀도(음식과 물을 절대로 먹지 못하고 설령 먹을 수 있다고 해도 음식이 다 불에 타버리며 아무리 많은 음식을 먹어도 배고픔이 절대 사라지지 않는 곳), 아수라도(죄가 조금 있는 사람이 가는 곳이지만 전쟁과 싸움이 끊이지 않는 곳)에서 환생하게 되지 않을까? 짧게는 이번 지방선거, 길게는 차기 총선에서 말이다.

 굳이 '독일식 연정'이나 '선진 정치'까지 배 타고 비행기 타고 건너갈 필요가 없이 정의당과 민주평화당의 교섭단체구성에 관해 우리나라 정치에서 참고할 사례가 있다. 17년 4월 경,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경기도의회에서 교섭단체를 구성한 바 있다. 그 뒤 1년이 지나지 않아 국회 내에서 당대당 통합을 추진했다. 그 과정에서 당원들의 대다수 당원들의 요구가 묵살됐으며, 전체 중 23% 밖에 안 되는 당원들이 참가한 투표결과를 74.6%의 찬성을 받았다며 '재신임 및 압도적인 찬성'으로 포장하여 오늘날에 이르렀다.
 정의당의 경우에도 현재 상황이 비슷하다. 오히려 지방의회가 아닌 여의도 내 정치공학적 접근이 우선됐다(물론 둘 다 지방 기반이 없으니 그러려니 할 수 있겠지만 바로 그 이유가 더욱 정치공학적으로 보이도록 만든다). 혹자는 교섭단체와 합당은 다르다고 말하지만 최근의 선례가 그러하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다. 지난해 故 김대중 대통령을 조롱하여 정의당 대의원에서 물러난 김모씨 조차 자신의 SNS에 10일자로 "지금 이 순간에도 발광하는 저 꼴을 보라지. 내가 등판하고 싶은데 당권정지라 참여 못 하는 게 짜증" 이라며 "줏대없는 지도부가 원칙도 없이 오냐오냐 키운 탓에 버르장머리가 없어 아주" 라고 게제했다. 정의당 소속 당원들의 불만은 생각보다 더 많지 않을까.

 정말로 합당까지 이어지게 된다면 훗날 이렇게 회자될 것이다(물론 기억하는 사람에 한해서).

"3당 야합은 정권이라도 잡았지만, 정의당은 채권만 팔다 사라졌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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