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보수정권 시기는 한반도를 ‘섬’으로 전락시키는 데에 일조했다.
북한과 상호 고압적인 태도로 일관한 결과, 우리는 국제외교무대에서 설 자리를 잃었고 주변 4강에 더욱 의존하는 결과를 낳았다. 그 이전 정권까지 추진되어 오던
일관된 대북정책과 미래를 대비한 교육은 보수 정권 치하에서 말그대로 ‘글로 배운 평화’일 뿐 혼자 하면 몽상이요, 누군가에게 말하면 망상으로 치부되던 현실이었다.
하지만
2017년 대선 이후 우리의 상황은 빠르게 호전되고 있다. 문 대통령 취임 3개월 만인 8월, 대통령
직속기구인 ‘북방경제협력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위원장에는 ‘러시아 통’으로
알려졌으며, 지난 5월에 러시아 특사로 파견된 바 있는 더불어민주당의
송영길 의원이 임명됐다. 그해 12월 7일 위원회의 첫 회의가 열린 날, 송 위원장은 “동해선 복원”을 언급했다. 11월
중순 경 미국의 틸러슨 국무부 장관이 북한과 대화 의지를 표한 데에 따른 향후 남북관계 개선 및 러시아와 경제협력을 염두에 둔 발언이 아닐까.
2018년 새해가 밝으면서 북한은 평창 올림픽 참가를
밝히며 우리가 주도적으로 조성해온 대화 분위기에 화답하기 시작했다. 이후 올림픽을 계기로 북한 고위급
인사 및 예술단이 육로로 방문하며 그간 끊어졌던 정신에 희망의 불씨를 지폈다. 지속적인 평화 분위기
속에서 마침내 3월 3일에 우리 정부의 방북 특사가 내정, 6일 귀국하며 엄청난 ‘선물 보따리’를 가져왔다. 8일에는 특사단의 방미, 9일 백악관에서 직접 브리핑 이후 북한과의 대화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긍정적인 답변도 얻어냈다. 우리 정부는 이를 예상이라도 한 듯 이미 3월 5일부터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제1기 청년 e-서포터즈를 모집하기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북방경제 정책을 내놓겠다는
의지가 분명하다.
계획의 실천에 있어 핵심이 될 철도 상황도
기대된다. 올해 2월 코레일 사장에 취임한 오영식 전 의원은
이미 이름이 거론되던 지난 해부터 ‘코드인사’ 지적을 받아
왔지만, 이제는 사족을 달기 어렵다. 그는 현역 때 주로
지식경제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위원회에서 활동,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 캠프 조직본부 수석부본부장을
역임했다. 취임 이후 기자들과 오찬간담회에서 “남북철도 연결
현실화 가능”이라 발언한 것으로 보아 정부의 정책 기조를 잘 이해하고 있으며 북방경제협력위원회와의 향후
협력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이보다 나은 인사가 있을까.
단언컨대, 문재인
정부의 정책들은 한반도가 운전하는 자동차의 정교한 부품들이다. 그리고 그 자동차는 평화와 번영의 길에
닿기 위해 난관을 뚫고 달리고 있다. 이제 진흙길의 끝이 보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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