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 경기지사직은 민주당에게 매우 중요하다. 21세기 들어 보수 쪽에서 찾아온 적이 없기니와 바야흐로 적폐청산이 시대적 과제로 대두되며 그 어느 때보다 민주당에 대한 지지율이 높기 때문이다.
이런 경기지사직을 놓고 당내에서 거론되는 유력한 후보자는 이재명 현 성남시장과 전해철 현 국회의원이다. 어떤 의미로든 선명한 차이점을 가진 두 후보를 놓고 다가오는 지선과 그 이후를 말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과거 김두관 전 경남지사를 언급할 필요가 있다.
김두관 후보(참여정부 당시 행정자치부 장관)가 경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했던 시기는 2010년이었다. 당시 경상남도는 32~33대, 무려 2대에 걸쳐 당시 한나라당의 김태호 경남도지사가 지키고 있었으며, 한나라당의 이달곤 후보(전 행정안전부 장관)가 지사직을 이어받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민주노동당 강병기 후보와의 야권 후보 단일화 이후 무소속 출마하여 53.5%로 당선됐다. 이를 계기로 역대 보수가 줄곧 꿰차고 있던 경남도지사직에 민주당이 깃발을 꽂는, 일종의 전환점이 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의 지사직 수행은 2년을 채 가지 못했다. 바로 대선 출마를 이유로 경남지사직을 중도사퇴 했기 때문이다. 이로 말미암아 18대 대선 투표일에 같이 치뤄진 경남지사 보궐선거에서 홍준표 후보가 62.9%를 얻어 경남지사로 선출됐다. 채 3년이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도민들의 분노 내지는 실망의 표가 10% 가량 되지 않았나 유추가 가능한 대목이다. 물론 김두관은 당내 경선에서 탈락하여 대선 본선에 출마 조차 하지 못했다.
다시 상기할 지점은 경기도 또한 예로부터 보수세력이 강세였다는 점이다. 문제의 그 김문수조차 연임했을 정도이다. 결선에서 떨어져서 경기지사직을 가져오지 못한다더라도 불과 6년 전 민주당이 저질렀던 과오를 똑같이 저지르는 것이 과연 경기도민에게 용납 될 수 있을까? 시민들은 정치인의 ‘이 정도는 눈 감아주겠지’ 하는 얄팍한 수에 따라주지 않는다. 그것이 정파와 정당을 떠나 대의민주체제 하에서 공직자가 갖춰야 할 최소한의 신의이기 때문이다. 이재명 현 성남시장이 경기지사를 거쳐 차기 대선을 노리는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국회의원 시절 무난히 당선되어 대선가도를 달릴 수 있는 수도권 지역구를 마다하고 부산에 내려가 쓴 고배를 마셨다. 문재인 대통령은 19대 대선을 위해 기꺼이 20대 총선에 불출마했다.
역대 민주정권을 보면 무난한 생을 살아온 자는 대통령에 오를 수 없었다. 김대중이 그러했고 또 노무현이 그러했다. 치열함과 진정성을 일상이 아닌 정치의 영역에서 증명해내야 한다. 놀랍게도 시민들은 그 진의를 알아봐주고 또 기억해줬다.
우리는 여전히 전쟁 중이다. 과거를 돌아보되 답습해선 안 된다. 작은 신의를 져버리고 대의를 품겠다는 정치인이 더는 존재해선 안 된다. 설령 전투를 패배하더라도 전쟁은 이겨야 하기 때문이다. 장수가 전투 중 전장을 떠나면 그 전투는 물론 전쟁에서도 패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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